✎ 운영자 칼럼
'인생 맛집'이라는 말에 대하여
모든 식당이 인생 맛집일 수는 없다는 당연한 이야기, 그리고 기대치라는 조미료에 관하여.
'인생 맛집', '인생 국밥', '인생 디저트'. 요즘 맛집 콘텐츠에서 가장 흔한 수식어는 '인생'입니다. 최상급 표현이 기본값이 되다 보니, 정작 정말 좋았던 집을 표현할 언어가 없어졌다는 농담도 보입니다. 표현의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러운 유행이지만, 그 부작용은 생각해볼 만합니다. 바로 기대치의 문제입니다.
음식의 만족도는 절대적인 맛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기대하고 간 만큼과 실제 경험의 차이 — 그 격차가 만족과 실망을 가릅니다. '인생 맛집'이라는 소개를 잔뜩 읽고 방문한 집에서는 꽤 좋은 음식도 '이 정도였나' 싶어지고,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간 동네 식당의 평범한 된장찌개가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최상급 수식어가 넘치는 환경은 우리 모두의 기대치를 시스템적으로 끌어올려서, 역설적으로 만족을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요즘 제가 의식적으로 하는 연습은 남의 최상급을 나의 중립으로 번역해서 듣는 것입니다. '인생 맛집'은 '그 사람이 그날 좋았던 집'으로, '무조건 가야 함'은 '가볼 만한 후보'로. 이렇게 낮춰 들으면 정보의 가치는 그대로인데 기대치만 적정선으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실제 방문에서는 그 집이 잘하는 것 하나에 집중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집을 찾는 것보다, 하나를 확실히 잘하는 집을 알아보는 쪽이 현실의 미식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맛집로드의 글들이 '인생', '최고', '무조건' 같은 말을 쓰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과장 없는 서술이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는 있어도, 읽는 분의 기대치를 배신하지 않는 것 — 그것이 정보 사이트가 지킬 수 있는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인생 맛집은 리스트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시간 속에서 조용히 정해지는 것일 테니까요.